Page 41 - 함께한 코로나 함께할 코로나 - 강원도 속초의료원 코로나19 대응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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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계에 부딪치다
방호복을 입고 있으면 온몸이 땀으로 가득 찬다. 일반인은 어 지러워서 30분 남짓도 쓰고 있기 힘든 N95마스크를 온종일 낀 채 방호복을 입고 그 많은 일들을 하노라면 자주 현기증이 온 다. 유독 더웠던 올해 여름, 코로나19만큼이나 우리를 괴롭힌 건 참기 힘든 더위와 온몸에 번지는 피부염이었다. 마스크로 인 해 다 뒤집어진 얼굴은 쓰라려 만질 수도 없었고, 마스크에 땀 이 찰 때면 숨쉬기가 더 힘들어져 이러다 죽는 것은 아닐까라 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차버린 실드의 습기를 이기며 장갑 낀 손으로 정맥주사를 찌를 때나, 땀을 너 무 많이 흘려 탈수증세가 올 때면 화장실을 참지 못하는 내가 원망스러웠다. 매달 돌아오는 생리는 두려운 일이 되어갔다. 환 자들의 삶이 무너지듯 나의 삶 역시 그렇게 무너지고 있었다.
다시 일어서는 이유
계속되는 고열과 급변하는 증상들 속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환 자들의 날 선 모습들을 받아내야 하는 것 역시 간호사들의 몫 이다.이유없이욕을먹는일은다반사고,폭언과욕설을듣고 주저앉은 날도 더러 있었다. 아파서 보이는 모습들임을 알면서 도 나 역시 사람이다 보니 주저앉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환자 들뿐만 아니라 간호사인 나 역시 같이 버티고 견디는 시간이기 에그렇다.그러나격리병동은잠시울여유조차없다.매순간 이 넘어야 하는 산이고, 매 시간들이 고비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나는자리를지켜야한다.이곳이나의일터이고,이것이나 의 일이기 때문이다.
감당해야 하는 몫
함께 일하던 동료들마저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격리에 들어가 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힘이 들어 일을 그만두기도 했다. 이로 인해부족한인력은고스란히또남은우리가감당해야하는몫 이되었다.3교대로는감당이안되어2교대로일을해야하는 상황속나는여전히끝날것같지않은코로나19의한가운데 에 서있다. 간호사라는 사명감으로 지금까지 버티고 있는 것이 아니다.환자들에대한책임감이강해이자리에있는것도,함 께 하는 동료들을 저버릴 수 없어 여전히 방호복을 입는 것도 아니다.그저아직내가몸담고있는곳이고,내가해왔던일이 기에오늘도그전쟁통한가운데있을뿐이다.
그저 오늘을 산다
2주마다바뀌는거리두기방침앞에나는매 일이 두렵다. 그리고 내 눈앞에서 잘못되는 환자들을 만나게 될까 무섭다. 방호복을 입
고몇십분을심폐소생술했던날,환자를보내며무너졌던그 마음이 아직도 너무나 생생하다. 그래서 이곳을 벗어나고 싶지 만 아직은 내가 있어야 하는 곳이기에 오늘도 버틴다. 우린 숱 하게 쓰러졌다 일어나기를 반복하며 나아가고 있다. 코로나19 와 싸운다기보다는 나 자신과의 싸움일 때가 더 많은 요즘이다. 그만두겠다는동료를잡을수도없고,그힘든일을내가더하 겠다고 말할 수도 없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이 상황에 가장 급박한 현장에 있는 우리는 그저 오늘을 살며 내 하루에서내가할일을할뿐이다.그저오늘을사는것.내가있 는이자리에서내할일을하며그저하루를사는것.이것이오 늘까지나를버티게하는힘이며지금이순간에도오늘을살아 가는 많은 간호사들에게, 나의 동료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오늘을 사느라 수고했다는 위로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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