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9 - 함께한 코로나 함께할 코로나 - 강원도 속초의료원 코로나19 대응 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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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도 마음도 지치는 시간들
업무의 구분을 명확히 해달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나는 수간호 사로서 ‘일단 해보자, 금방 끝난다, 그렇게 지나가 보자.’라고 간 호사들을 달래며 이끌어나갔다. 하지만 이 끈질긴 코로나19는 아직도현재진행형이다.여름은사우나보다푹푹찌는방호복 안에서싸워야했고,겨울은손소독제가얼정도의추운대기 실과외부에마련된방호복탈의장소에서덜덜떨면서근무를 해야 했다. 간호사들은 하나씩 지쳐갔고 1년여가 되던 지난해 겨울, 기초체력이 바닥난 구성원들이 코로나19에 하나씩 점령 당하기 시작했다. 병동 관리자의 입장에서 구성원들의 코로나 19감염은표현할수없는미안한마음과모든게나때문인것 같은 죄의식을 들게 하여 몸도 마음도 너무 지치는 일이었다.
우리는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
최일선에서 일하는 게 부담스럽고, 하기 싫었다는 생각이 안 들 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강원도도 이제 더 이상의 청정 지역은 아니었기에 우리는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환자 수는 계 속 늘어가고 간호사 수는 한정되어 있고, 코로나19 환자는 감염 병특성상보호자가상주할수는없기에환자의모든간병과처 치는 모두 간호사의 일이었다. 뒤늦게 타 파트의 투입으로 지금 은간호업무에만전념할수있었지만1년반동안은청소,원무, 검사실 업무를 다하며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다. '나도 걸리면 어쩌지? 나로 인해 가족이 걸리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안 한 것은 아니다. 어린아이를 키우는 간호사도, 나이 든 부모를 모시는 간호사도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최 전선에서우리가못한다고하면안될것을알기에,그리고우 리의 도움이 필요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환자들이 있기에 우리는 묵묵히 우리 자리를 지켜왔다.
환자는 죄인이 아니다
환자들은 입원하면서 하는 간호정보 조사에 마치 경찰 취조 당 하듯 돌아다닌 적 없다며 자기 잘못이 아니라며 변명부터 늘어 놓는다. 죄인이 된 것처럼....... 질병에 걸리는 건 죄가 아닌데 도.입원후10일길게는14일의기간동안환자들은갑갑한병 실에서 환자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고 내리는 고열,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고 오롯이 혼자 이겨내야 하는 외로움, 낯선 환 경에서 오는 심리적 위축감 등등으로 우울감과 소외감을 느끼 는 듯했다. 나는 그런 부분들이 가장 안타까웠다. 그래서 항상 밝은 모습으로 환자들에게 다가가려 노력했다. 얼굴이 방호복 과 N95마스크 안에 가려진 탓에 그 마음이 잘 전달되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그들이 퇴원하는 날 직접 쓴 편지를 쥐어 주거나 격리병동을 나서며 “고생하셨습니다.” “잘 지내다 갑니 다.”라는 말을 하고 가시는 모습을 보면 스스로 ‘잘하고 있구나! 나쁘지 않았구나!’하며 뿌듯함과 책임감을 느낀다.
모든 게 덕분입니다
방호복을입고근무를하는일은쉬운게아니다.특히N95마 스크는 숨이 턱턱 막히고, 통기가 되지 않는 방호복은 땀복이 따로없다.이마위를흐르는땀이눈에들어가면눈이잘떠지 지않고,페이스실드를하고숨을쉬면안개가끼어앞이잘보 이지않는다.두개씩낀장갑으로더듬더듬환자의혈관을찾 아야하고,흘러내리는덧신이가는걸음을잡아채넘어지기일 쑤였다. 처음엔 다들 뒤뚱거리는 펭귄 같더니 이제는 쉭쉭 날아 가는 독수리처럼 빠르고 잰걸음으로 병동을 누빈다. 국민들은 우리에게 엄지를 들어 보이며 덕분에 챌린지를 하고 있지만 나 는우리간호사를향해엄지를들어올린다.잘버텨줘서고맙 고, 따라와 줘서 고맙고, 함께 가줘서 고맙고, 언제가 끝이라고 말해 줄 수 없는 간호사이지만 묵묵히 있어줘서 고맙다고....... 모든 게 덕분이라 말하고 싶다.
선한 영향력, 속초의료원
오늘도 어제와 같이 코로나19 지역거점 공공 병원인 속초의료원 안에서 우리는 코로나19 와 함께하고 있다. 간호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
후로몸과마음이힘들었던적은있어도,내선택이잘못되었 다고생각한적은없다.‘나’라는한구성원이사회에따스한바 람을불어다줄수있다면,선한영향력이될수있다면그것으 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다음 해는
우리 모두 마스크를 벗고 환하게 웃으며
마주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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