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점차 서구화되고 직장에서나 사회에서 외모가 중요시됨에 따라 외모를 가꾸려는 사회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외모에 관한 사회적 스트레스가 증가함에 따라 자신의 외모에 관한 관심 및 걱정이 생기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반응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외모에 관한 걱정이 도를 지나쳐서 심각한 정서적 스트레스를 야기하고 위의 질문의 경우처럼 여러 차례의 똑같은 수술이 반복되거나 집 밖에 나갈 수 없을 정도로 생활에 지장을 초래한다면 정신과적 문제를 고려해야 할 것입니다.

이 경우 신체이형장애라는 정신과 질병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체이형장애는 정상적인 또는 거의 정상적인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외모의 특정 부위, 예를 들어 머리카락, 코, 피부, 눈, 얼굴, 볼, 이빨, 가슴 등이 보기 싫거나 문제가 있다는 주관적인 느낌과 생각에 집착이 심한 것을 특징하는 질병입니다. 주관적인 외모의 결점에 관한 지나친 집착 때문에 임상적으로 심각한 스트레스를 야기하거나 사회적, 직업적 또는 기타 중요한 영역에서 생활하는데 지장이 있을 경우 신체이형장애 진단이 내려지게 됩니다. 대개 15세에서 30세 사이에 호발하며 남성보다 여성에서 약간 더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 연구에서는 성형외과 환자의 약 2%가 이 질병을 갖고 있다고 보고되었으나 실제로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얼굴의 특정 부위에 관한 집착이 가장 흔하며 이외에도 머리카락, 가슴, 성기부위 등에 관한 집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외모에 관한 과도한 집착으로 인해 거울을 과도하게 자주 보기도 하고 반대로 회피하기도 합니다. 자기가 문제가 있다고 집착하는 결점을 화장이나 옷으로 감추려는 행동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 병에 이환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적, 직업적 노출을 꺼리며 약 1/3에서는 자신의 외모 결점 때문에 놀림당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집밖에 나가지 못하기도 합니다. 20%에서는 자살을 하기도 합니다.

신체이형장애는 대개 서서히 발병하며 외모에 관한 주관적인 결점을 고치기 위해 성형외과적 수술, 피부과적 시술, 치과적 시술 등을 찾게 되지만 거의 대부분 이 질병을 치료하는데는 실패하게 됩니다. 때에 따라서는 시술을 하였던 의사를 상대로 법적인 소송을 걸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정신과적 상담 및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 약물치료 등을 병행할 경우 증상의 호전을 가져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흔히 우울증이나 불안 장애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동반된 질환의 치료도 중요합니다.

한편, 자신의 외모나 신체 특정 부위가 결점이 있다는 주관적인 믿음이 집착을 넘어서 확고한 망상적 수준일 경우 망상 장애나 정신분열병 등의 질병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객관적으로 정상적인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외모가 결점이 있다라는 집착이 심하고 수술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집착이 고쳐지지 않고 일상 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라면 반드시 정신과적 질병에 의한 것은 아닌지 상담을 받아볼 필요가 있겠습니다.